오 헨리 단편선

오 헨리 | 옮김 김희용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7년 7월 10일 | ISBN 978-89-374-6350-1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38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미국의 모파상”이라 불리는 단편소설의 귀재 오 헨리

다정한 유머와 예기치 못한 반전의 페이소스로 펼쳐 낸 휴먼 드라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0권으로 출간!

 

 

▶ 워싱턴 어빙이 단편소설을 ‘전설화’했고, 에드거 앨런 포가 ‘표준화’했으며, 너새니얼 호손이 ‘우화화’했다면, 오 헨리는 그것을 ‘인간화’했다.—앨폰소 스미스(오 헨리 전기 작가)

 

▶ 오 헨리는 도시의 세속적인 일상 속에서 ‘낯선 아름다움’이라는 새로운 광맥을 찾아냈다. —체사레 파베세(이탈리아 시인, 소설가)

 

▶ 나는 우울할 때마다 오 헨리의 작품을 읽는다.—로버트 H. 데이비스(문학 평론가)

편집자 리뷰

익숙한 소시민적 일상에서 찾아낸 낯선 아름다움

 

모파상, 체호프와 더불어 세계 3대 단편 소설 작가라 불리며, 미국 문학사에서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단편 소설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 오 헨리. 그의 주요 단편 28편을 망라한 『오 헨리 단편선』이 출간되었다. 쉰이 되기 전 요절하기 전까지 엄청난 창작열을 발휘해 수백 편의 단편을 남기고 간 오 헨리는, 흔히 ‘트위스트 엔딩’이라 불리는 반전 있는 결말과 휴머니즘 가득한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 미국 단편 소설 스타일이 정립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편, 독자에게 한 번 읽으면 잊히지 않는 매력적인 문학 경험을 선사한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관찰하고 상상하여 비정한 세상 속에서 가끔씩 생겨나는 공명의 순간을 주로 그린 그는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이 사용하는 속어나 은어, 전문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더욱 생동감 있고 현실적이게 그려진 것은 작가 특유의 어휘 구사 능력 덕분이다. 오 헨리의 작품에서는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깊은 관찰에서 비롯된 애정 그리고 그의 유머와 페이소스가 지닌 스펙트럼 넓은 보편성은 시공을 초월해 현재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단편 소설의 한 계보를 차지한 오 헨리의 독특한 작품 세계

 

“뉴욕에서 혼자 지낸다는 건 힘든 일이에요. 그건 틀림없어요.” 도너번 씨가 말했다. “하지만 이 오래된 작은 도시는 일단 마음을 열고 친해지면 그 친절에 한도가 없답니다.”(본문 155쪽, 「백작과 결혼식 손님」)

 

미국 단편 소설의 역사를 논하면서 오 헨리의 존재를 간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F. 스콧 피츠제럴드나 윌리엄 포크너,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같은 후대 작가들의 단편 소설 곳곳에서 오 헨리의 영향이 눈에 띈다. 18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오 헨리는 작품들 속에서 자신의 실제 작품 활동 기간인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미국인의 삶, 그것도 도시에서의 삶을 주로 다뤘다. 그가 작가로서 집중적으로 활동한 무대였던 뉴욕은 근대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소수가 누리는 풍요와 다수가 겪는 빈곤이라는 양면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 속에 그가 담아낸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근대 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한 소시민 사회의 구성원인 가난하거나 힘없는 사람들이었다.

오 헨리식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갑작스러운 반전을 거쳐 예기치 못했던 대단원에 이르는 플롯 구성 방식에 있다.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 상태나 감정보다는 극적인 사건에 좀 더 집중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파상 단편 소설의 전통을 잇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연히 일어난 운 좋은 사건인 듯 보였던 일이 사실은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꾸며낸 일이었음이 밝혀진다거나(「황금의 신과 사랑의 신」), 교도소에 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다가 마침내 열심히 살아 보려고 마음을 고쳐먹는 순간 체포되어 수감된다거나(「경찰과 찬송가」), 납치범이 오히려 납치된 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돈을 지불하게 된다는(「붉은 추장의 몸값」) 식의 반전을 통해 뜻밖의 결말에 이르게 되는 오 헨리의 플롯 구성 방식은 그 당시 독자들에게 상당히 기발하고 재치 있게 여겨져 인기를 끌었다.

 

 

시대를 생생히 반영한 언어로 이루어 낸 독특한 문체

 

“이리 나와 봐, 이 풋내기야.” 그가 톰을 향해 소리쳤다. “네 녀석 등판에 풀씨를 잔뜩 묻혀 주마. 방금 네놈이 나를 ‘도시 촌놈’이라고 불렀겠다. 어디 이리 나와서 한번 까불어 봐.”(본문 233쪽, 「도시의 패배」)

 

단편소설 작가로서 오 헨리의 명성에 크게 기여한 또 다른 요소는 그의 언어 구사력이다. 지금도 전시되어 있는 오 헨리의 스케치들에서 드러나듯 그는 인물들의 특징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생동감 있게 표현해 내는 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비단 그림뿐 아니라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그의 언어 속에는 그가 오랜 기간 거주했던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나 텍사스, 뉴욕 지역의 말투뿐 아니라 심지어 고작 몇 주밖에 머무르지 않았던 뉴올리언스 크리올의 독특한 말투와 쇼걸, 과거의 흑인 노예, 타이피스트, 여점원, 변호사와 같은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이 사용하는 속어나 은어, 전문 용어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더욱 생동감 있고 현실적이게 그려진 것은 이처럼 엄청난 어휘 구사 능력이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결합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휴머니즘 드라마

 

“맙소사!” 그가 외국 억양이 섞인 말투로 소리쳤다. “그 빌어먹을 담쟁이덩굴에서 이파리 좀 떨어진다고 죽겠다는 멍청한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런 말은 처음 들어.” (본문 35쪽, 「마지막 잎새)」

 

오 헨리의 단편들이 시공을 초월해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의 작품에서 배어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의 유머와 페이소스가 지닌 보편성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독자와 21세기 초 우리나라의 독자들이 오 헨리의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이 전적으로 동일할 수는 없을지는 모른다. 어차피 오 헨리가 그려 낸 소시민적인 익숙한 일상 속에 숨겨진 낯선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는 것은 결국 독자 개개인의 몫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 전반에 깔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변치 않고 남아 있는 한 그의 작품은 시공을 초월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그들의 고단한 하루를 위로할 것이다.

 

 

주요 작품 줄거리

 

「경찰과 찬송가」

좀도둑인 소피는 혹한이 다가오자 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소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편히 겨울을 보내자는 결심을 한다. 레스토랑에서 무전취식을 하거나 다른 여성에게 난봉꾼 짓을 하고 남의 우산을 절도하는 등 그의 끈질긴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쩐지 계속해서 감옥에 가는 계획에 실패하고 만다.

 

「마지막 잎새」

젊은 예술가 존시는 폐렴에 걸려 침대에 누운 채 친구 수의 간호를 받는다. 그녀는 침대 옆 창밖에 걸린 담쟁이덩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덩굴에 달린 마지막 이파리까지 떨어지면 결국 자신도 죽고 말리라는 염세적인 생각에 차 있다. 그 생각을 알자 이웃집의 나이 든 화가 베어먼 노인은 발끈하며 모종의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젊지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부 짐과 델라는 빈털터리인 상황에서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얼 줄지 고심한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들은 각자 소중하게 간직해 온 것을 팔아 상대방을 위해 최고의 선물을 준비하지만, 결국 그 선물은 결코 쓸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만다.

 

「하그레이브스의 기만극」

탤벗 소령은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명예욕으로 가득한 늙은이다. 한 하숙집에 살고 있는 희극 배우 하그레이브스는 그런 탤벗 소령에게 호감을 품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친구가 된다. 어느 날 탤벗 소령은 연극을 보러 갔다가, 자신과 흡사한 배역을 연기하는 하그레이브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된다.

 

「녹색 문」

피아노 판매원 루돌프는 길을 걷다 우연히 한 흑인이 나눠 주는 광고 전단 속에서 ‘녹색 문’이라는 의미심장한 단어를 발견한다. 알 수 없는 모험심이 든 그는 녹색 문의 집을 찾아보다가, 그곳에서 창백한 얼굴로 쓰러져 있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한다. 가난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해 쓰러진 여자를 위해 그는 먹을 것을 사와 그녀를 보살펴준다. 그녀와 사랑에 빠졌음을 깨달은 그는, 광고 전단 속 ‘녹색 문’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된다.

 

「식탁을 찾아온 봄」

세라는 지난 봄 민들레 화관을 씌워 주며 사랑을 고백했던 남자친구 월터를 생각하면서 눈물짓고 있다. 그녀가 뉴욕에 일하러 오고 나서부터 편지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식당 메뉴판 타자 작업을 하던 그녀는 메뉴 중에 민들레로 만든 음식이 나오자 결국 눈물을 쏟지만, 그 덕분에 월터를 만나게 될 실수를 하고 만다.

 

 

 

■ 본문에서

 

소피는 섬에 가기로 결정한 즉시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 일을 하는 손쉬운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가장 유쾌한 방법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호화롭게 식사를 하고 나서 돈이 한 푼도 없다고 밝힌 뒤 아무 소란도 피우지 않고 조용히 경찰관에게 인계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머지는 친절한 치안 판사가 알아서 처리해 줄 터였다.(9쪽, 「경찰과 찬송가」)

 

대도시에서는 언제나 로맨스와 모험이라는 쌍둥이 영혼이 훌륭한 구혼자를 찾아 도처를 떠돈다. 우리가 거리를 헤맬 때면 그들은 은밀히 우리를 엿보고 스무 가지 다른 변장으로 우리에게 도전한다.(282~283쪽, 「녹색 문」)

 

우리는 흔히 ‘상점 아가씨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러한 부류의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상점에서 일하는 미혼 여성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직업을 수식어 삼아 그들을 규정하는가? 공정해지기로 하자. 우리가 5번가에 사는 여자들을 ‘결혼 아가씨들’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305쪽, 「잘 손질된 등불」)

목차

경찰과 찬송가 7

아르카디아의 두 나그네 18

마지막 잎새 29

크리스마스 선물 40

붉은 추장의 몸값 50

이십 년 후에 69

완벽한 개심 75

황금의 신과 사랑의 신 88

마녀의 빵 100

하그레이브스의 기만극 107

가구 딸린 셋방 130

추수 감사절의 두 신사 142

백작과 결혼식 손님 152

아이키 쇼엔스타인의 사랑의 묘약 165

매디슨스퀘어의 아라비안나이트 174

바쁜 주식 중개인의 로맨스 186

물레방아가 있는 예배당 193

뉴욕 사람의 탄생 215

도시의 패배 225

1달러의 가치 237

1000달러 250

회전목마 같은 인생 261

마부석에서 272

녹색 문 281

식탁을 찾아온 봄 294

잘 손질된 등불 305

구두쇠 애인 326

사회적 삼각관계 337

 

작품 해설 349

작가 연보 364

작가 소개

오 헨리

오 헨리 O. Henry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 1862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태어났다. 불안정한 가정 환경 탓에 일찍부터 고모의 보살핌 아래 자라면서 문학과 예술에 대한 감식안을 키워 나갔다. 십 대 때부터 제도사, 기자, 약사 등의 직업을 전전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틈틈이 글을 쓰다 1894년 유머 잡지 《구르는 돌》을 창간했지만 이듬해 폐간했다. 지인의 소개로 은행에 취직해 일하다가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재판을 피해 뉴올리언스, 온두라스 등으로 도피 생활을 했다. 1897년 《매클루어》에 첫 작품 「용암 협곡의 기적」을 발표한 후 1898년 자수해 재판을 받고 오 년 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 복역 중 ‘오 헨리’라는 필명으로 단편 소설을 발표하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모범수로 뽑혀 삼 년 삼 개월 만에 조기 출소한 후 《뉴욕 선데이 월드》에 113편 단편을 발표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1904년 첫 단편집 『양배추와 왕들』 발표 이후 120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반전과 감동을 선사하는 단편의 귀재로 인정받았다. 1906년 두 번째 단편집 『400만』이후 1907년에 『서부의 심장』, 『잘 손질된 등불』, 1908년에 『도시의 목소리』, 『점잖은 사기꾼』, 1909년에 『운명의 갈림길』, 『선택』을 연이어 출간했다. 폭음으로 건강이 악화되던 중 1910년 호텔 방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틀 뒤인 6월 5일 숨을 거두었다. 사후에 『철저하게 사업적인』(1910), 『회전목마』(1910), 『뒤죽박죽』(1911), 『구르는 돌』(1912), 『떠돌이들』(1917) 등이 출간되었다.

독자 리뷰(11)

독자 평점

4.5

북클럽회원 6명의 평가

한줄평

펄프픽션과 고전, 그 사이 어딘가

밑줄 친 문장


결국 인생이란 흐느낌과 훌쩍임, 미소로 이루어졌고, 그중에서도 훌쩍일 때가 가장 많다는 교훈적인 생각을 문득 떠올리게 된다. [40]
이 집 안주인이 첫 번째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로 점차 진정돼 가는 동안 집 안을 한번 둘러보겠다.

메이지가 판매대 안쪽에서 그를 맞이했는데, 남쪽 바다에 떠내려온 빙산 위로 쏟아져 반짝이는 여름 햇살처럼 차갑고 아름답고 따스한 푸른 눈에는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카터는 여점원들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는 그녀들이 사는 집이 대개 간신히 살 수 있을 만한 아주 작은 방 한 칸이거나 일가친척으로 넘쳐 나는 거주지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들에게는 길모퉁이가 응접실이고, 공원이 거실이며, 큰길이 정원에 난 산책로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태피스트리가 걸린 방에 사는 귀부인이 그런 것처럼 여점원도 앞서 나열한 공간에서는 존중받아 마땅한 집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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