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원제 Persuasion

제인 오스틴 | 옮김 전승희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7년 4월 21일 | ISBN 978-89-374-6348-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40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에 셰익스피어에 이어 꼽힌 제인 오스틴

결혼과 인생을 둘러싼 불안에 대해 여성이 느끼는 섬세한 감정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

여성의 자존감은 제인 오스틴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디언》

『설득』의 주인공인 앤 엘리엇은 온유하고 섬세한 인물이자 말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인물로, 제인 오스틴이 창조한 여성 인물들 중 가장 흥미로운 인물일 것이다.—골드윈 스미스

 

제인 오스틴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설득』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8번으로 출간되었다. 민음사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고전인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서거 200주기를 맞아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세계문학전집으로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설득』,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등 7월까지 총 세 권이 출간 예정이다.

『설득』은 주위의 설득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이후 겪게 되는 여성의 심리적 변화와 결국 이어지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가세가 기울어 남은 것은 자존심과 허영심뿐인 귀족 월터 엘리엇 경의 둘째 딸인 앤은 웬트워스 대령과 사랑에 빠지지만, 안정된 결혼 생활의 조건인 재산과 인맥 모두 부족한 남자라는 주위의 조언에 파혼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으로, 이십 대 후반이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채 가족들의 무관심과 소외 속에 삶을 꾸려 가는 여성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낸 이 소설은,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과 함께 현대까지도 여성의 삶에 대해 의미 있게 고찰할 수 있는 고전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독신과 결혼, 사랑과 조건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성

선택과 결정에 따른 삶에 대한 인정

 

앤은 가세가 기울어 가는 귀족인 월터 엘리엇 경의 둘째 딸로, 팔 년 전 장래가 촉망되지만 무일푼에 인맥도 없는 해군 장교 웬트워스와 약혼했다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위의 만류에 설득당해 파혼했다. 이후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채 다른 가족을 돌보고 그들의 요구에 맞추며 쓸쓸한 생활을 하는 반면, 웬트워스는 군대에서 승진하고 큰 재산을 모은 뒤 영국에 돌아온다. 아직도 마음 깊이 웬트워스를 사랑하던 앤은 은근한 기대로 설레지만, 웬트워스는 앤을 무시한 채 다른 여자들 사이에서 신붓감을 찾기 시작한다.

『설득』은 구시대적 여성관을 비판하고 평등한 양성 관계를 긍정적인 모범으로 내세우면서, 기존 지배층의 무능과 새로이 대두하는 계층인 해군의 유능함을 대비함으로써 당시에 진행되던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개인들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드러낸다. 특히 앤이 웬트워스가 이웃의 젊고 활달한 여성들과 사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말없이 견디는 감정을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직업적, 경제적 사회 활동에서 배제된 채 결혼을 통해서만 존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그 시대의 여성이 결혼이라는 인생일대의 문제를 두고 방황하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 소설은, 규범적 사회 안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감정적 고통을 그린 최초의 진정한 초상화이다.

 

 

 

■ 본문 중에서

 

당시 그는 눈에 띌 만큼 잘생긴 젊은이로서 머리도 좋고 활력이 넘쳤으며 하는 일마다 탁월했다. 앤도 특출나게 어여쁜 외양에 온유하고 겸손하며 훌륭한 취향과 감성을 소유한 아가씨였다. 둘 중 한 사람이 실제의 반만큼만 매력이 있었다 해도 충분했을 상황이었다. 그에게는 달리 할 일이 없었고, 그녀에게는 사랑할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에게 그처럼 뛰어난 점이 많았으니 그 만남이 실패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들은 점차 상대방을 알아 나갔고, 동시에 빠른 속도로, 그리고 깊게 사랑에 빠졌다. 그에게서 사랑의 고백과 청혼을 받은 그녀와, 자신의 고백과 청혼이 그녀에 의해 받아들여진 그, 그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완벽하게 훌륭한 배필을 만났다고 여겼는지, 더 큰 행복을 느꼈는지를 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_41~42쪽

 

“네가 켈린치의 여주인, 미래의 레이디 엘리엇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네가 사랑스러운 네 어머니의 대를 이어 그녀가 누리던 모든 권한과 모든 인기와 모든 미덕을 물려받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너는 모습과 성격이 네 어머니를 꼭 빼닮았어. 네가 네 어머니와 같은 지위와 이름과 가정을 누리는 걸, 네 어머니와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살림을 주관하고 기도를 드리는 걸, 네 어머니보다 소중하게 대접받는 걸 상상만 해도! 사랑스러운 앤, 난 내 한창때보다도 더 행복할 거야!”_233쪽

 

앤은 다정함 그 자체였고 웬트워스 대령의 사랑은 그러한 다정함의 대상으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단, 그의 직업을 감안하여 친구들은 그녀가 다정함을 좀 줄이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녀의 햇빛을 흐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 단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해군의 아내라는 직업을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해군의 아내라는 국가적 대사보다는 가정적 미덕을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불안과 걱정이라는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_364쪽

목차

설득 7

 

작품 해설 295

작가 연보 351

작가 소개

제인 오스틴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1796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서간체 소설 『첫인상』을 집필한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여러 작품을 집필하고 개작한다. 18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다시 초턴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등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817년 『샌디션』 집필을 시작한 뒤 건강이 악화되어 집필을 중단하고, 4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노생거 사원』과 『설득』은 사후 1818년에 출판되었고, 후에 그녀의 습작과 편지 들, 교정 전 원고와 미완성 원고가 출판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승희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경희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연구 교수로 재직하며, 문예 계간지 《ASIA》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오만과 편견』(공역),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도심의 절간』 등이 있다. 풀브라이트 기금, 국제 교류 재단 기금, 대산 재단 번역 기금 등을 수혜했다.

독자 리뷰(11)

독자 평점

4.3

북클럽회원 40명의 평가

한줄평

앤의 고백이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 더 마음에 든 책.

밑줄 친 문장

당신은 아직 혼자였소. 당신이 나처럼 옛날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소. 그리고 적어도 우연히 들어서 알게 된 고무적인 사실도 하나 있었소. 다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과 결혼하기를 원하리라는 걸 의심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소. 그런데 당신이 나보다 조건이 좋은 남자를 거절한 사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소. 그래서 그게 나 때문일까 하고 자주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소.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를 용서할순 없었지만 그는 그녀에게 냉정하지 못했다.
그녀의 햇빛을 흐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 단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해군의 아내라는 직업을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해군의 아내라는 국가적 대사보다는 가정적 미덕을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불안과 걱정이라는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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