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인터뷰 1

1968~1999

김우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6년 8월 26일 | ISBN 978-89-374-5558-2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880쪽 | 가격 35,000원

책소개

한국 문학 비평의 원점,
한국어로 전개한 사상의 정점

· 문학과 사회, 예술과 정치를 종합한
한국의 지성 김우창의 결정판 전집

· 원고지 65,000매, 단행본 전체 15,000쪽
비평, 논문, 에세이에서 대담, 칼럼까지
50년에 걸친 사유의 궤적을 망라한 19권

· 궁핍한 시대 속에서 문화의 재건을 모색한 자취
한국어로 생각하는 모든 이를 위한 지적 자산

* 1968년에서 1999년까지의 대담과 인터뷰 수록.

편집자 리뷰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 김우창의 전집. 지난 2015년 12월 일곱 권이 먼저 출간된 이후 전 19권에 연보와 총목록을 담은 별권으로 완결되었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50여 년간 발표된 글과 단행본, 미발표 원고 및 대담을 포함하는 김우창 전집은 전체 1만 5000쪽에 원고지로 환산하면 6만 5000여 매에 달한다. 이 막대한 분량은 일제 시대와 해방 후, 6・25 전쟁과 군부 독재기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그리며 사유를 전개한 흔적이다.
서양 문학과 철학에 대한 넓은 이해를 한국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 및 현실 진단과 연결시킨 김우창의 평론은 한국 현대 문학사의 고전이 되었다. 1977년 민음사에서 출간되었으며 전집 1권을 이루는 첫 저서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 지금까지 쇄를 거듭하며 대표작으로 알려져 왔다면, 이번 김우창 전집의 출간은 김우창 사상의 전모를 추적할 자리를 마련한다. 그동안 절판되었던 역작 『풍경과 마음』(12권), 『정의와 정의의 조건』(13권 수록), 『기이한 생각의 바다』(14권 수록) 등이 일관된 편집 원칙 아래 개정되었으며, 이번에 새로 꾸려진 『대담, 인터뷰 1~2』(18~19권)는 한국의 지식인들만이 아니라 피에르 부르디외, 리처드 로티, 가라타니 고진 등 세계의 석학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한 내용을 생생히 담아 ‘한국 지성사’를 방불케 한다.

 

행동과 사유의 사이에 선 사람

김우창의 저작은 분량으로 방대할 뿐 아니라 주제로도 가히 전면적이다. 영문학을 전공하여 영미 시에 대한 정치한 논문을 다수 편 발표한 김우창은 문학 평론가로서 한국 현대 문학의 거점들을 조망하는 선구적인 작업을 했으며, 수백 편에 달하는 글과 십수 권의 저작에서는 서구의 이론을 소화해 한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편화하는 데 매진했고, 50년에 걸쳐 일간지에 발표해 온 칼럼에서는 시대의 현안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그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때, 한 가지 가능한 대답은 이렇다. 행동과 사유의 사이에 선 저술가라는 것이다.
이 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전집의 18~19권을 이루는 대담과 인터뷰들이다. 1968년 《신동아》에 발표된 대담 「언어, 사상, 시대」(김종길, 김춘수, 송욱, 조지훈, 김우창)에서 2013년 일본의 지성 가라타니 고진과의 대담까지, 90여 편에 이르는 대담과 인터뷰는 백낙청·유종호·김윤식 등의 문학 평론가, 김춘수·신경림·황지우 등의 작가와 나눈 문학에 관한 치열한 논의를 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최장집·김종철·도정일·안병직 등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과의 대화에서는 한국의 상황을 진단하는 다양한 시점의 경합이 벌어지며, 부르디외·로티·오에 겐자부로·미셸 콜로 등 세계의 지성과의 교류에서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편을 추구하는 김우창의 지향이 치열하게 드러난다. 김우창의 글이 긴 호흡으로 사유의 극까지 밀고 나가는 주관의 기록이라면, 김우창의 말은 타자와의 마찰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더듬어 나간 대화의 노정이라 할 수 있다.
19권에 실린 대담 「행동과 사유」에서, 영문 저술에 매진했다면 더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김우창은 이렇게 말한다. “당장 부딪힌 문제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논문을 쓰고 있더라도 학생이 중요한 문제를 논의해 오면 학생에게 시간을 압수당하죠. 그러나 그 학생을 도와주는 것이 절실한 일이다, 늘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요.” 이는 김우창의 궤적을 요약하는 말이기도 하다. 예술과 철학이 여는 사유의 세계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지치지 않는 관심을 기울여 온 김우창의 말과 글을 따라가는 것은 곧 행동과 사유의 사잇길을 밟아 가는 일이 된다.

 

문학과 사회, 예술과 정치를 종합한 근대 지성의 원형
한국에 살며 한국어로 사유하는 이라면 반드시 소화해야 할 지적 자산

김우창의 첫 저서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1970년대를 매료한 평론집이었다. 표제작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평이한 시어로 형이상학적 사유를 개진한 최초의 서정시인이자 어려운 시절에 자유를 향한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의인(義人)으로서의 한용운을 비평한 글이다. ‘궁핍한 시대’란 한용운이 살았던 일제 강점기였지만, 글이 발표된 1973년의 독자들에게는 동시대를 형용하는 강렬한 표현이었다. 이 글과 나란히 실린 「일제하의 작가의 상황」은 이광수, 염상섭, 현기영, 이상, 윤동주, 이육사에게 문학과 현실 간의 변증법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정치하게 분석한 대표작이며, 「한국 시와 형이상」은 최남선에서 서정주까지 한국 현대 시의 궤적을 종관해 오늘날 현대 시사를 이해하는 정론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우창의 문학 평론은 비판적 시선을 허용하지 않는 폐쇄적인 민족주의와, 작품의 아름다움만을 칭송하면서 그 구조적 형식과 역사적 의미를 보지 못하는 낭만적 경향을 벗어났다고 평가되고 있다.
김우창은 편집 동인 유종호와 더불어 계간 문예지 《세계의 문학》의 편집 위원으로 오래 활동했다. 문학의 자율성을 주창한 《문학과지성》 그리고 문학의 사회 참여를 추구한 《창작과비평》으로 대별되는 두 경향 사이에서 《세계의 문학》은 세계 문학과 한국 문학을 매개한다는 독특한 행보를 걸었다. 세계 문학의 유산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한국 문학에서 한국인만의 것이 아닌 보편적인 의미를 추출하려 했던 노력은 1990년대의 ‘세계문학전집’ 총서로 이어진다. 김우창, 유종호, 정명환, 안삼환이 민음사와 함께 기획한 ‘세계문학전집’은 독자층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으며 독서 문화의 새 흐름을 만들었다. 김우창이 견지한 세계 문학을 향한 지향은 ‘세계문학포럼’과 같은 국제 행사에서 여러 차례 좌장으로 활동해 온 이력에서도 볼 수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 리처드 로티, 오에 겐자부로, 가라타니 고진 등 동서양 지성과의 교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의 문제를 세계 속에서 풀어 나가고자 한 노력의 증거이다.
한국의 지성사를 특징짓는 두 축이 서구 이론의 수용과 한국 전통의 모색이라면, 전자의 압도하에 후자가 수세적으로 반응해 온 것이 현실이었다. 전공인 영문학의 바탕 위에서 한국 문학을 비평하고, 외래 사상과 세계사의 동향에 대한 박학한 지식을 토대 삼아 한국 사회의 명암을 짚어 온 김우창에 이르러 양자는 종합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단계에 올라섰다. 오늘날 경제 문화적으로 단일하게 재편되어 가는 세계는 끊임없이 정보를 유통하며 그에 대한 신속한 가치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 인문학이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모험가의 철학을 뒷받침하거나, 구석에 몰린 낱낱의 삶을 위로하는 역할에 만족하는 실정이다. 이즈음 내놓는 김우창의 글 모음은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시야와 특수한 처지에서 보편을 지향하는 정신으로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인문학의 영광과 그늘까지 남김없이 드러낸다. 이에 한국에 살며 한국어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면해야 할 ‘거대한 뿌리’라 할 김우창 전집을 내놓는 바이다.

 

김우창 전집의 구성

2014년 1월 민음사는 새 김우창 전집을 출간하기로 결정하고 편집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에서 2014년까지 매체에 발표된 글과 미발표 원고를 모두 수집하고, 매 편 편집위원의 검토와 저자의 감수를 거쳐 분류했다. 집필된 당시의 텍스트를 최대한 복원한다는 원칙을 두고, 개고된 원고의 경우 변화된 부분을 밝히는 등 김우창 사상의 전모를 추적하고자 했다. 각 권은 발표 연도에 따라 배열하되 이미 출간된 단행본을 존중했기에 『궁핍한 시대의 시인』(초판 1977)을 비롯한 기존 민음사판 전집 다섯 권이 새 전집의 1~5권을 이룬다.
단행본으로 최초로 묶이는 원고는 연도별로 구분해 『보편 이념과 나날의 삶: 1964~1986』(6권), 『문학과 그 너머: 1987~1999』(7권), 『다원 시대의 진실: 2000~2009』(10권), 『문학의 경계와 지평: 2010~2014』(11권)로 묶었다. 6~7권에 현대 영미 문학에 관한 초창기의 논문들과 당대의 작가를 비평하고 새로운 작가를 발굴한 한국 문학 평론들이 실려 있다면, 10~11권에는 국제적인 문학 행사를 주관하는 등 세계화 시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활동한 이력 그리고 과학·동양 철학·윤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 지적 관심이 드러난다.
기존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던 책은 전면적인 개정을 거쳐 『풍경과 마음』(12권), 『정치와 삶의 세계』(13권), 『산과 바다와 생각의 길』(14권), 『세 개의 동그라미』(15권)로 묶였으며, 『예술론: 도시, 주거, 예술』(8권)과 『사물의 상상력과 미술』은 각각 예술과 미술에 관한 글을 따로 모아 미학자로서 김우창의 사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시대의 흐름과 성찰 1~2』(16~17권)과 『대담/인터뷰 1~2』(18~19)는 각각 신문 칼럼과 대담, 인터뷰를 모았다. 19권 세트에는 별권 『연보/총목록』이 포함되는데, 김우창의 정확한 연보 그리고 제목순, 연도순으로 정렬한 총목록을 실어 앞으로의 연구에 길잡이가 되도록 했다.

목차

간행의 말 5

1부 1968~1979
언어, 사상, 시대 김종길, 김춘수, 송욱, 조지훈, 김우창 15
시인과 현실 김종길, 백낙청, 김우창 46
어떻게 할 것인가 — 민족·세계·문학 백낙청, 유종호, 김우창 73
한국 문단과 한국 문학 유종호, 이호철, 김우창 116
신춘 문예, 그 문제점 조병화, 김종길, 김우창 136
한국, 내일을 위한 발상 김적교, 최상철, 안계춘, 김우창, 한상범 147
쉬운 시는 왜 못 쓰나 최하림, 김우창 174
시는 무엇을 위해 쓰는가 신경림, 김우창 190

2부 1980~1989
민주화의 방향과 문제 김영모, 유한성, 이문영, 이영희, 김우창 203
문학, 인간, 역사 신경림, 김우창, 김병익 258
외국 문화의 수용과 한국 문학의 방향 정명환, 김우창, 김윤식 289
「작품 분석과 사회 분석」 토론 기록 김인환, 김우창, 김문조, 김흥규 325
문화의 주체성, 무엇이 가로막나 김윤식, 김우창 341
윤리적 인간의 따뜻한 회의주의 황지우, 김우창 363
국민 주권 반드시 정착시켜야 김우창, 이돈명, 한배호, 한상진 384
변혁기의 대학과 대학교수 김우창, 김진균 411
88올림픽 결산 좌담 강철규, 고영복, 박상섭, 김우창 430

3부 1990~1999
80년대 한국 시의 전개 김명인, 김우창, 김철, 정과리 451
90년대 민족 문학의 진로 김우창, 백낙청, 조동일, 김재용 502
척도 없는 시대의 척도 찾기 우남식, 김우창 561
인간성의 과학을 지향하며 노명식, 김우창, 장회익, 김영식, 김용준 581
시와 미와 정치 일관된 조명 인터뷰 최구식 617
작가의 진실이 작품 분석 척도 인터뷰 이현주 619
한국인의 꿈 10년 전 10년 후 이홍구, 권태완, 김우창, 이상우, 이인호, 정근모, 최병렬, 안병훈 623
공경의 문화를 위하여 김종철, 김우창 631
20세기 말의 지성, 문화, 문학 김우창, 유종호, 이남호 64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김우창, 김종철 699
한일 비판적 지성의 만남 가라타니 고진, 김우창 734
인문학 또는 우리 정치 공동체의 민주적 영혼에 대하여 홍윤기, 김우창 754
학술지 《비평》 창간 김우창 고려대 교수 인터뷰 조용호 799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도정일, 김우창 802
영상 문화와 인문학의 만남 박명진, 김우창, 성완경 837

작가 소개

김우창

1936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에 입학해 영문학과로 전과했다. 미국 오하이오 웨슬리언대학교를 거쳐 코넬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미국문명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전임강사,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학술원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세계의 문학≫ 편집위원, ≪비평≫ 편집인이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있다.

저서로 『궁핍한 시대의 시인』(1977), 『지상의 척도』(1981), 『심미적 이성의 탐구』(1992), 『풍경과 마음』(2002), 『자유와 인간적인 삶』(2007), 『정의와 정의의 조건』(2008), 『깊은 마음의 생태학』(2014) 등이 있으며, 역서 『가을에 부쳐』(1976), 『미메시스』(공역, 1987), 『나, 후안 데 파레하』(2008) 등과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2008) 등이 있다. 서울문화예술평론상,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금호학술상, 고려대학술상,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저작상, 인촌상, 경암학술상을 수상했고, 2003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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