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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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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시는 엄숙한 명령과 계시를 태워 없애는 미소다.”

부제: 허연 시인과 함께 읽는 세계시인선

허연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6년 5월 19일

ISBN: 978-89-374-3181-1

패키지: 소프트커버 · 변형판 128x210 · 132쪽

가격: 12,000원


책소개

거장들의 작품과 부딪히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지어 온 한 시인의 기록
『시의 미소』는 단순한 시화집이 아니다. 1973년에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잇고 있는 세계
시인선 시리즈를 읽으며 성장했던 한 문학 청년의 정신적, 문학적 성장의 일기다. 또한 ‘내 청춘
의 주술사’들에게 바치는 시인의 긴 헌사이기도 하다.


목차

불꽃같은 겔트 제사장

딜런 토머스, 「밤의 어둠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라」

 

선언만을 남기고 떠난 사내

아르튀르 랭보, 「지옥에서 보낸 한 철」

 

글씨체로 남은 사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별」

 

권태로부터 탈주한 목신

스테판 말라르메, 「바다의 미풍」

 

지상에서만 무기력했던 새 한 마리

샤를 보들레르, 「알바트로스」

 

내 청춘의 주술, 엘뤼아르

폴 엘뤼아르, 「그리고 미소를」

 

로렐라이에 가려진 독일의 빛과 어둠

하인리히 하이네, 「슐레지엔의 직조공」

 

미워할 수 없는 그 남자의 문장전선

어니스트 헤밍웨이, 「돌격대」

 

소멸을 노래한 청춘의 교사

헤르만 헤세, 「눈 속의 나그네」

 

눈물은 긴말이 필요 없다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두 편

 

내성적인 청년과 나눈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카르페 디엠, 과거에서 온 웅변가

호라티우스, 「묻지 마라, 아는 것이」

 

향수와 균형의 계관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자작나무」

 

신화로 남은 세기의 가객

김소월, 「개여울」

 

시어(詩語)를 버린 모던전사

김수영, 「헬리콥터」

 

사라지지 않을 이미지스트 선언문

에즈라 파운드, 「지하철 정거장에서」

 

칠레에서 온 주술사

파블로 네루다, 「시(詩)」

 

수줍은 거인이 쓴 현대시의 경전

T. S. 엘리엇, 「천둥이 한 말」

 

치명적 사랑을 노래한 열 번째 뮤즈

사포, 「어떤 이들은 기병대가」


편집자 리뷰

● 거장들의 작품과 부딪히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지어 온 한 시인의 기록

『시의 미소』는 단순한 시화집이 아니다. 1973년에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잇고 있는 세계시인선 시리즈를 읽으며 성장했던 한 문학 청년의 정신적, 문학적 성장의 일기다. 또한 ‘내 청춘의 주술사’들에게 바치는 시인의 긴 헌사이기도 하다.

 

“‘세계시인선’이라는 경전은 20대 초반 날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내가 다니던 예술대학의 비빔밥 가격과 총서 한 권 값이 같았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민음사가 세계시인선 가격을 올리면 학교 식당의 비빔밥 값도 덩달아 올랐다.”

“용돈이 넉넉하지 못했던 나는 아침마다 비빔밥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정문 앞 서점에서 세계시인선을 사 모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릴케나 말라르메나 에즈라 파운드가 비빔밥을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한 권당 가격이 1500원이 됐을 무렵, 드디어 시리즈 전권을 구비할 수 있었다.”

“지금도 세계시인선은 내 책장 한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누렇게 바랜 속지에는 내가 그었던 밑줄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나는 세계시인선에 밑줄을 그으며 사랑을 했고, 분노를 했다. 또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내게 손바닥만 한 판형의 세계시인선은 작지만 큰 고대의 입석(立石)들이었다.”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은밀하게 만났던 시인들에 대한 추억

당대성을 가장 예리하게 드러냈던 보들레르, 기존 질서에 대한 예술가의 거부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랭보, 불경스러운 술꾼이었던 딜런 토머스, 새로움을 향해 탈주를 꿈꿨던 말라르메… 『시의 미소』는 이제 영향력 있는 작가가 된 허연 시인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선각자들과의 추억을 담았다.

 

“왜 시가 음악성을 가지고 완성되어야 하는지 딜런 토머스는 몸으로 보여 주었다. 실제로 유튜브 같은 곳을 뒤지면 그의 육성 파일이 돌아다닌다. 시인이 직접 낭송한 「밤의 어둠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라」를 들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마이클 케인의 멋진 낭송은 각주에 불과하다.”

“세기말 우울이 유럽을 휩쓸 무렵인 1897년 어느 날 릴케는 루 살로메를 처음 만난다. 사실 만났다기보다는 루 살로메가 강림하셨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릴케는 이때 “우리는 어느 별에서 내려와 이제야 만난 거죠.”라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말라르메는 현존을 떠나고 싶어 했다. 육체는 슬프고 모든 책은 이미 읽어 버렸으니까. 육신의 한계를 알고,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어 버린 자에게 남겨진 건 무엇이었을까? 탈주밖에 없지 않았을까? 인간의 육체로부터 인간이 구현한 대도서관으로부터 탈주하는 것, 그것이 말라르메의 꿈 아니었을까? 「바다의 미풍」은 그래서 선언문이다.”

“생전 단 한 권의 시집을 냈지만 그 시집으로 온갖 야유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보들레르. 생의 마지막을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금치산자로 살아야 했던 보들레르가 피운 꽃이 바로 ‘악의 꽃’이었다. 불행한 천재들이 다들 그랬듯 보들레르는 세상에 좀 일찍 온 인물이었다. 그는 긴 날개를 질질 끌며 우울한 파리를 헤맸다. 현대시는 그렇게 거추장스러운 보들레르의 날개에서 시작됐다.”

 

● 독자에게 시의 벽을 허물어 주는 감성 가이드

시는 압축적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소설보다 지적이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압축미가 현대를 사는 독자와 SNS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짧은 글에 강렬한 메시지를 표현한 걸작들, 작은 글에 큰 인상을 남긴 시인들, 우리는 시의 감동을 온전히 향유하기 위해서는 이들 시성(詩聖)들의 창작 동기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세계 시인들과 부닥치며 성장해 온 허연 시인이 짧지만 단단한 에세이로 거장들을 보다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을 인도한다.

 

““어쩌란 말인가 밤이 되었는데 /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 삼엄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저항시를 쓰면서도 ‘사랑’으로 결말을 내고야 마는 엘뤼아르를 그 시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하이네의 나머지 반 토막을 만났다. 우연히 케테 콜비츠의 암울한 6부작 판화 「빈곤-죽음-회의-행진-폭동-결말」을 보았고, 그것이 1844년에 있었던 슐레지엔의 직조공 폭동을 모티프로 삼은 작품이라는 사실과 그 연결고리에 하이네의 시가 존재했음을 알았다. 그 다음부터 ‘하이네’라는 이름의 음가는 낭만에서 저항으로 장르 전환을 했다. 아름다운 유채꽃밭보다 그 옆 선창가에서 그물을 터는 어부의 힘센 팔뚝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진리를 깨닫기 시작했던 스무 살 무렵이었다. 소름이 돋았다.”

““사내들은 기꺼이 죽어 갔지만 / 그들은 오랫동안 / 전선을 향해 / 행군한 / 사내들은 아니었다 / 이들은 몇 번 차를 타다가 / 음란한 노래를 유산으로 남기고 / 떠나갔다” 헤밍웨이도 참전했던 스페인 내전. 이념과 정의의 구현을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이 트럭을 타고 전선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정의와 이념만 있었을까? 그들은 정말 돌격만 했던 것일까? 돌격하는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고향에 두고 온 처녀들의 흰 젖가슴일지도 모른다. 이 애매한 지점에서 헤밍웨이는 인간의 손을 들어 준다. 어차피 그런 거라고, 인간은 그렇다고.”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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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산문집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고전 탐닉』이 있다. 시작작품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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