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1977년 1회 수상자 한수산을 시작으로 이문열, 정미경 등 한국문학의 거장의 탄생을 함께했고, 2차 개편으로 통해 구병모, 조남주 등의 젊은 작가를 주목한 <오늘의 작가상>이 부분 개편을 통해 오늘의 담보할 수 있는 젊은 작가에게 보다 너른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이는 한 작가의 문학 세계가 시작됨을 알리는 ‘첫’ 성과에 박수를 보냄으로써 시대의 정신을 예민하게 수렴하는 상의 취지를 분명히 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한국 소설을 대상으로 하여 생애 첫 단행본에 수여하는 <오늘의 작가상>이 젊은 작가에게는 따뜻한 격려가 되고, 오늘의 독자에게는 겸허한 안내자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당선작: <펀치>, 이재찬

이재찬
연령 17~60세 | 출간일 2013년 10월 25일

『펀치』는 비도덕적 사회 속에서의 도덕적 인간에 대한 항변과 변호를 일삼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소한 도덕적이다. 도덕적 사회 속에서의 부도덕한 인간에 대한 비판과 단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근히 도덕적이다. ‘이유 없는 반항’에서 ‘이유 있는 반항’으로의 변모 이후에나 가능한 ‘필요 없는 반항’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는 점에서 모험적이고도 전위적이다. 너무 독하고 징해서 부담스럽지만, 소설 속 “갈기갈기 갈라진 영혼”들의 펀치를 피할 도리는 없을 듯하다. 아프다. ―김미현(문학평론가·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이 놀라운 신예 작가는 소설의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 준다. 비애와 슬픔이 유머로 전달되다가 급기야 읽는 독자들의 감정마저 폭발시킨다. 격발되고 난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잘 썼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루저 문학에 대한 새로운 서사의 출구가 있다면 나는 이 소설을 예로 들 것이다. —박성원(소설가)

이 소설이 지닌 온갖 장점 중에서 이른바 ‘타고난 감각’ 혹은 ‘선천적 재능’으로 부를 만한 것 하나만을 꼽으라면, 나로서는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 흑마술’이라 대답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사기다. 그러나 이 작가가 제대로 사기를 쳐 주어서 나는 기뻤다. —박형서(소설가)

이야기가 경쾌하고 문장이 좋다. 문장들을 읽어 가다 보면 사물(사태)의 본질을 재빨리 포착해서 이를 발랄하게 드러낼 줄 아는 감각이 느껴진다. 우리 문단에 의미 있는 한 방을 날려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국문과 교수)

이 작품은 독자들의 윤리관과 도덕관, 그리고 삶에 남겨 둔 약간의 기대에 펀치를 날린다.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지닌 생생한 살의와 평면성으로 인해 잔혹함을 더한다. 문제적인 것은 이 10대 소녀의 폭력성, 세상에 대한 반감 자체가 매우 매혹적이면서도 논쟁적이라는 사실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