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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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오늘의 작가상> 당선작: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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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전에 스스로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선 단편집보다는 장편이 뽑혔으면 한다는 것.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성을 지닌 소설집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 작가의 세계관을 긴 호흡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 책이 이 작가의 Best일까 하는 문제. 구태여 부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오늘의 작가상>이 공로상은 아닐 테니까. 마지막으로 당대의 한국 사회와 가장 넓은 지점에서 만나는 책이었으면 한다는 것. 당대와 만나지 않는 현대 소설은 없겠지만, 현대 한국 사회와의 교집합 면적이 가장 큰 책이기를 바랐다.

  -어수웅 (출판기자)


 

『82년생 김지영』이 깨워 준 것은 좀 달랐다.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어떤 ‘능동태의 세계’,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충동, 나의 이야기도 들어 줄 것만 같은 사람들을 가까이 느낄 때 일어나는 떨림. 독자들의 특별한 호응을 얻고 있는 이 소설가가 가진 지금에 대한 남다른 감도(感度), 다수를 뒤흔들어 놓을 파문을 직조하는 힘은 지금까지 <오늘의 작가상>이 지지해 온 작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오늘의 작가상>이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만날 수 있었던 행운에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보낸다.

- 원미선 (편집자)


『82년생 김지영』은 지금까지 많은 독자와 만났다. 한국소설로서 이례적인 속도와 판매부수를 보여 주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이대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김지영 씨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불리고, 머리와 가슴에 남겨져야 할 이름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로 김지영 씨와 조남주 작가의 이름을 함께 호명한다.

‘82년생 김지영’ 씨는 딸로 태어나 아내와 엄마가 되는 시간 동안 끝없이 어떤 역할에 부합하는 존재로 살아간다. 여성으로서 당하는 위협과 혐오 앞에서는 결국 그 여성성에 스스로 의문을 표한다. 그가 겪어 온 30여 년의 인생은 자신의 이름을 서서히 잃어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김지영 씨가 스스로를 잊고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흉내 내는 정신질환에 걸린다는 설정은 그저 흥미로운 소설적 장치로만 보이지 않는다.

 - 차경희 (독립서점 ‘고요서사’ 대표)


 

심사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82년생 김지영』은 스스로 이미 다 했다. 오늘 여기의 삶들 중 이야기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삶에 이야기를 주었으니, 누군가는 꼭 듣고 싶었고 누군가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되어 많은 이들이 귀 기울이게 했다. 편파적인 이념으로 집단의 우월성이나 이기심을 부추기지도 않고, 관습에의 속박을 숙명과 희생으로 포장하지도 않으면서, 2017년 상반기 서점 소설 코너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선택, 응원과 지지를 이 책은 얻어 냈다. 무엇으로? 비하와 혐오에 억눌린 한 한국 사람의 인생으로, 누구보다 평범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한 여성의 삶으로, 그러니까 매우 온당하게도 시의적절한 ‘페미니즘’으로. ‘오늘’ 우리 소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그것, 사회적 이슈의 선취와 독자들의 호응 얻기를, 해외 문학상의 영예도 없이, TV 출연 작가의 유명세도 없이, 조남주 작가가 해냈다.

-백지은 (문학평론가)


현실을 직시하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낱낱이 들여다보니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차별의 삶’이 거기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차별 속에서 살고 있는, 살아 있는, 살아 내는 현재 우리의 모습들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며 머물렀다. 훌륭한 후보작 가운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이 책이 그저 읽고 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오래 생각하고, 주변의 누군가에게 그 생각을 권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앞으로 조남주 작가가 담아 낼 수많은 ‘오늘’과 그것을 통해 보여 줄 우리의 삶을 기대하며,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서유경(독자 심사위원)